사단법인 동려

원숭이와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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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빛갈매기 작성일13-06-19 14:46 조회1,0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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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유리병 하나만 가지고도
손쉽게 원숭이를 잡는다고 한다.
일단 야생원숭이가 많이 다니는 곳에,
입구가 가늘고 몸통이 큰 유리병을 가져다 놓고 안에는 땅콩을 넣어둔다.
그러면 원숭이들이 지나가다
병 속에 들어 있는 땅콩을 보고 손을 집어 넣어 한 주먹 가득 쥔다.
그때
숨어 있던 원주민 사냥꾼들은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와 원숭이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면 원숭이는 땅콩으로 불룩해진 주먹을 빼지 못하고
유리병을 질질 끌며 도망가고, 결국 잡히고 만다.
땅콩 한 줌을 버리지 못해 잡혀온 원숭이들,
이 원숭이들은 서커스단에 팔려가거나 사람 대신 야자열매 따기에 동원된다.
사람들이 쫓아올 때
손에 움켜쥔 땅콩을 놓기만 했어도 쉽게 도망갈 수 있었을 것이다.
원숭이는 총명한 동물이기 때문에
땅콩 한 줌과 평생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에 본능에 굴복해버려 그 사실을 잊었을 뿐이다.
                                              강헌구 作 '가슴 뛰는 삶' 中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 마음을 가득채우고 나를 힘들게 하고 또 집착하게 하는 이 '일'들이
어쩌면 한줌의 땅콩인지도 모른다는.
지금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지만
반 발짝 쯤 떨어져서 숨을 고르고 찬찬히 살펴보면
어쩌면 더 큰 곳으로 나설 수 있는 길목을 막고 있는 단단한 돌뿌리 한조각
이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가슴 뛰는 삶을 위해
손 안의 '땅콩'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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