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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정등도(岸樹井藤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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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빛갈매기 작성일13-06-19 14:47 조회6,4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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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정등도(岸樹井藤圖)

『안수정등도』는 많은 불자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벽화로 표현된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오히려 현재에는 그려지는 빈도가 낮아진듯 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 『안수정등도』는『 빈두로 (賓頭盧 bindola:不動 뜻)존자(尊者) 위우 『타연왕설법경』줄여서 『빈두설경(賓頭說經)』이라고도 한다. 비유를 벽화로 표현한 것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떤 한 사나이가 있었다. 이 사나이는 훤히 펼쳐진 벌판을 어슬렁어슬렁 태연하게 걷고 있었다. 이때 그 사나이의 뒤에는 험악하게 생긴 코끼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이 사나이는 코끼리를 피하기 위해서 마구 달아나기 시작했다. 한참 달아나다 보니까 웅덩이 속으로 급히 몸을 숨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 안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다행히 칡넝쿨을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한참 내려가다 보니까 그 밑바닥에는 무서운 독사가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다시 올라가려고 하니까 위에서는 코끼리가 내려다보고 있었고 들불이 일어나 사방을 휩쓸고 있었다.
 이 사나이는 밑바닥으로 내려갈  수도 없고 위로 올라갈 수도 없어서 중간에 매달려 있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웅덩이 사방에서 뱀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이 사람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었다.
 조금 더 있으니 자기가 매달려 있는 칡넝쿨을 하얀 쥐 한 마리와 검은 쥐 한 마리가 와서 갉아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정말로 큰일이 난 것이다. 위로 올라가자니 사나운 코끼리가 버티고 있고 밑으로 내려가자니 사나운 독사가 버티고 있고 그대로 매달려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하얀 쥐 검은 쥐가 나타나 칡넝쿨을 갉아대기 시작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벌 다섯 마리가 왔다 갔다 하면서 꿀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는 것이 아닌가, 이 사나이는  이렇게 위급한 지경에 있으면서도 그 꿀 한 방울 한 방울에 재미를 붙여 더 많은 꿀을 떨어뜨려주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 꿀을 먹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벽화로 표현한 것이『안수정등도』이다.
 이는 우리의 인생을 아주 재미있게 비유한 것으로 벽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사나이는 바로 우리 자신을 말하는 것이요, 벌판이라 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말하며, 뒤에 따라오는 코끼리는 무상하게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말한다. 그리고 웅덩이는 나고 죽는 일 의 험난함을, 밑바닥에 있는 사방의 독사는 우리의 육신을 이루고 있는 네 요소인 지. 수. 화. 풍의 사대를 , 그리고 매달려 있는 칡넝쿨은 우리의 생명을 뜻한다. 흰쥐와 검은 쥐는 밤과 낮을 , 끝으로 꿀벌 다섯 마리가 번갈아 가며 꿀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는 것은 인간의 오욕을 상징한다. 인간의 오욕이란 재물, 애욕, 음식, 명예, 수면을 말한다. 즉, 인간이 오욕에 정신이 팔려 죽음이 닥쳐오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을 뜻한다.
 경전에서는 이렇게 인생에 대해서 의미 있는 비유를 하고 있다. 이 비유에서 나타난 것처럼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자기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빨리 빨리 지나가는 세월에 밀려서 마침내 우리는 죽음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 만약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은 코끼리도 물리치고 독사도 떠나서 완전한 자유를 얻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는 것을 불교에서는 곧 깨달음이라 한다.
 이 불법의 참다운 뜻을 이해하고 자각할 때 온갖 고뇌와 애로 이 역경을 다 떠나서 완전한 기쁨이 있고 감로의 즐거움이 있다고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비유하면서 삶의 각박함과 무상함을 『안수정등도』는 이야기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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