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 것 만은 두고 두고 가슴에 품어 두고 싶어서 '쓰기' 에 도전을 해 봅니다. 이런 식의 '쓰기'라는 것이 어떤 실수를 초래하는 것이고, 동려의 자유게시판에 실례를 범하는 것이라면..저는 이 시간 실례를 무릅쓰고라도 '쓰기'를 배워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써 보는 것입니다.

보았습니다. 동려30년史를 한 장 한 장 넘겨 보면서 유난히 마음이 끌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동려 30년史 서른일곱장째 뒷면과 서른여덟장째 앞장에 한참  머물렀었는데요, 생각을  많이 한 거죠. 그리고 이렇게 쓰기를 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생각한다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써 봅니다. 저는 아직 고딩 초반이니까요, 부디 많이 가르쳐 주십시요. 언제까지나 배우겠습니다.

저는 고등기초반에서 배우기를 시작한 유재걸입니다. 제 소개를 하자니 민망스러울 뿐인 거 투성이어서, 되도록이면 피해 가고 싶고 지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은, 해야한다면 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을 위해서 교훈 삼을 만한 소개여야겠는데..아무튼 지금은 지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답니다. 지금 저한테 중요한 것은 46섯이라는 나이로 고등학교 과정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것을 배우려고 동려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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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려의 정신은 '더불어 숲'

지난 2005년은 우리 사회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많은 해였지만 저 개인에게도 너무나 많은 의미가 담긴 한 해였습니다. 미국 타향에서 살다 25년만의 귀국이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혼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것은 바로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며 30년간 버티고 자라고 있는 동려야간학교와의 만남이었던 것입니다.

30년 전 조국의 암울했던 유신독재 시절에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선 데모도 좋지만 사람들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된다는 일념과 가난으로 인해 학교를 가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지식을 전달하여 검정고시를 거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봉사의 정신으로 모였습니다. 그 때 우리가 뿌렸던 그 조그만 씨가 한그루의 큰 나무로 성장하고 있는 동려학교를 보며 느꼈던 만감의 교차는 언어라는 그릇으로는 담을 수 없을 만큼  큰 감동이자 마치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하나의 기적이라고 까지 생각되었고 지금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30년을 격하고 다시 만났던  동려 초창기 선생님들도 동려학교를 보며 감회에 젖어 가슴에 차오르는 뜨거움을 서로 주체할 수 없었지요. 지금 몸은 미국에 와 있지만 그 감동은 나로 하여금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또 한번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고 감히 고백할 수 있습니다.

서른 살 성년의 나이로 뿌리내린 동려나무. '동려 30년 역사 편찬'은 동려나무의 잎이 되었다가 다시 낙엽으로 떨어지고 흩어지며 동려나무의 뿌리를 내리는 밑거름이 되어왔던  동려회원 선생님들이 피워 낸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꽃은 최후가 아니고 다만 씨를 맺는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동려인들은 어디에 있든지 함께, 곳곳에 씨를 묻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들이라고도 믿습니다. 동려를 거쳐 간 사회 안에서,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 동려인들은 진실하고, 인간답게, 그리고 아름답게 곳곳에 씨를 묻는 부단한 과정을 거치며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뿌린 씨가 자라 나무가 되고 그 나무들이 모여 더불어 숲을 이루어 내는 것이 바로 '동려의 정신'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숲은 나무의 완성이기 때문입니다. 숲 안에는 큰 나무나 작은 나무, 가지가 부러진 나무나 잘 생긴 나무가 서로 자랑이나 허물이 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숲을 이루며 그 안에는 모든 결함을 품어내는 관용과 애정과 사랑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 숲은  다시 수많은 나무들을 길러내는 systeam 그 자체가 되고, 학습과 공론과 대화의 장이 되며 놀이의 마당이 되기도 하겠고 자본논리와 상품논리 그리고 개발논리의 오염에 찌든 세상을 정화시키는 힘이 되기도 하겠지요. 그 숲이 바로 우리 동려나무와 우리 동려인들이 함께 지향해 나아갈 목표가 아닌가 하는 것이 제 마음이고 나아가 바람입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우리가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존재론적 나무에서 관계론적인 숲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축사의 자리가 고민사가 되어버렸지만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동려학교와 동려회의 30주년을 기념하는 '동려 30년 역사 편찬'을 주관하는 여러 선생님들과 위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불어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해 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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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려창립회원이시고 동려회 초대회장이시며 동려평생학교 초대교감이셨던 강상배님께서 동려 30년사 발간을 축하하여 올려주신 글인데 베껴 보았습니다. 어차피 제 입장에서는 '쓰기' 연습이 필요하고 좋은 글을 베껴 본다는 것은 글을 쓰기를 연습하는 단계에서는 필요할 것이니까요.

존재론적 나무에서 어떻게 하면 관계론적인 숲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소유냐 존재냐'에 있어서 저는 존재론 쪽으로 많이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어떻게 존재할 것이냐에서 이제는 어떻게 관계하며 살 것인가를 강상배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는 지금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려와의 관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쉽지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동려와의 Something에 있어서 저는 앞으로 고등기초 과정과 고등심화 과정을 거치면서 같은 길을 가는 나그네라는 同旅의 의미를 강상배님의 말씀 처럼 같은 길을 가는 길벗으로도 해석하며 서로가 한가지同아름다울麗로 거듭나는, 이 이미지 시대에 갈옷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갈옷은 노동복이요, 땀이 없이는 멋이 나지 않는 하늘이 준 제주인이 즐겨 입는 옷이지요.

출판 기념일에 저는 동려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멋지신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봉식님의 너무나 자상하신 후일담에서 그 분을 은사로 모시는 분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제는 이야기할 수 있다고 그때의 일들에 말문을 여신 강상배님은 중년의 모습에 야학 시절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 싶었습니다. 소프라노로 노래를 불러주신 님의 축가는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사인을 받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46섯살 먹은 고등기초반 학생인 저는 열심히 공부할 것입니다.

존재론적 입장에서 관계론적 입장으로, 그러니까 널리 이롭게 하는 인간에서 인간사회를 널리 이롭게 하는 쪽으로의 something의 문제에 대하여서는 그것이 아무래도 앞으로의 제 삶의 이정표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많이 듭니다.

동려의 태생적 본질은 한 그루의 잘난 나무(한 존재)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큰 나무나 작은 나무가 흠이 되지 않는, 사랑과 애정으로 전체가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작은 숲이 동려의 태생적 본질이라고 믿는다는 강상배님의 말씀은 천 번이라도 베껴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글쓰기 연습을 시작합니다. "쓰기"가 갖는 의미는 사뭇 크고 學生의 입장에서 이렇게 쓰기를 하는 것은, 저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고, 저의 부족함을 선생님들께서 지적하여 주실 때 마다 저는 배우기를 열심히 할 것입니다.

同旅仁이라는 자긍심에 어긋나지 않는 生活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동려에 선생님들이 너무나 고맙습니다.